바이든 정부 “인플레이션, 일시적 현상에 불과”
공화당 “생필품 등 물가 전면상승 심상치 않아”
중간선거 앞두고 여야 인플레이션 공방전 치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초당적 주지사 및 시장들과 만나 초당적 인프라 예산안 협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초당적 주지사 및 시장들과 만나 초당적 인프라 예산안 협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면 경제 호황을 맞을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중고차, 의류 등 시세 폭등을 꼬집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올 1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생산률 최고점의 1% 이내로 격차를 줄인 데서 기인했다. 또 한편으론 인플레이션도 13년 만에 최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나 바이든의 경제 호황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당장은 현재 수준에서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하면서도, 향후 몇 년 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과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이런 물가 인상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공급 부족·병목 현상과 뒤늦은 수요 증가가 겹친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노동 시장과 소비자 신뢰가 회복세를 보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이같은 물가 급등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 악몽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하원위원회에서 “1970년대에 경제학을 공부했고 그, 끔찍한 시기가 어땠는지 기억하고 있다”면서 “아무도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 투입된 1조9000억 달러(한화 2169조8000억 원)의 코로나 재난지원 예산과 막대한 경기부양 자금이 수요·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통과를 재촉하고 있는 ‘인프라’ 예산안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악화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톰 에머 공화당 전국 의회위원장은 “이러한 과도기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분명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 정부는 계속해서 더 많은 현금을 투입해 경제 과잉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간선거 앞둔 美 의회, 경제 이슈 격론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은 경제 호황론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든 정부가 이러한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이 하원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고, 상원에서 50대 50으로 동률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하원 통제권은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은 역사적으로도 중간선거에서 종종 야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를 노린 공화당 의회위원회(NRCC, National Republican Congressional Committee)는 지난 4일(현지 시각) 차기 중간선거에서 특히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11명의 민주당 의원을 집중 공략했다.

공화당 의회의원회 측은 그 중 비센테 곤잘레스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의 해로운 경제 정책이 일상용품의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고 있다. (비센테 곤잘레스 민주당 의원은) 경제가 양호하고 실업률이 전월보다 감소했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는 또 미국인들이 2년 전보다 오늘날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이것이 다음 중간선거에서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직격했다.

이에 션 패트릭 말로니 민주당 하원 선거운동위원회 위원장은 공식 성명을 내고 “공화당이 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한 바이든 정부의 코로나19 재난지원 패키지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공화당은 주제를 바꾸기 위해 필사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선 물가 상승을 주시하고 있다. 중도 성향의 조 맨친 상원의원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민주당 상원이 ‘빈곤 퇴치’ 조치에 약 3조5000억 달러(한화 3997조 원)의 지출안을 두고 논의하는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높은 원유 가격과 근로자들의 업무 복귀로 인해 수요가 늘어난 만큼, 휘발유 가격 급등은 한시적 현상으로 봐야한다고 해명했다. 지난 4일 휴가 전에 백악관은 돼지고기, 콩,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같은 요리용 필수품의 가격을 더 낮출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보다 5.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8월 이후 12개월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엔 의류, 식료품, 외식, 레크리에이션 활동, 차량 등이 포함된다.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 13일 새로운 수치를 강조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통제 불능 지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인 로나 맥다니엘은 트위터에 “물가 상승으로 인해 숨은 세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썼다. 밋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도 “슈퍼마켓부터 주유소, 주택, 중고차 주차장 등 모든 곳에서 물가 상승이 감지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백악관은 최근 물가 상승이 자동차와 같은 일부 제조 품목이 반도체 부족 등으로 압박을 받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National Economic Council)의 데이비드 캐민 부국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실효를 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계획은 미국인의 소득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팬데믹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몬머스 대학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바이든 정부의 지출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28%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거나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응답자 대부분은 바이든 정부의 지출안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곤 여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81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상당수가 교량이나 도로와 같은 전통적 기반시설 프로젝트와 보육, 교육, 유급휴가와 같은 빈곤 퇴치 조치에 수조 달러를 지출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구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은 지난 6월 초당적 상원의원 그룹과 1조 달러 인프라 계획에 대한 합의 도출에 성공했다. 인프라 계획안은 이제 의회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민주당 상원 예산위원회는 공화당의 보이콧을 우회하기 위해 상원 특수 절차를 발효시켜 의료 및 빈곤 퇴치 계획에 약 3조5000억 달러를 지출하는 데 동의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절차를 비판했다. 스티브 대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들며 “납세자들을 위한 끔찍한 계획”이라고 꼬집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도 올해 연방예산 지출 급증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 13일 그는 바이든이 제안한 인프라 예산안을 원론적으론 지지한다면서도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공급 요소가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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