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탈북어민 북송, 분명히 잘못된 부분 있어”…3년 전과 ‘정반대 입장’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 [뉴시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국가정보원이 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하면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이 재조명된 가운데, 통일부에서 당시 상황이 담긴 현장 사진들을 공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시 사건에 대해 여야 간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이어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국정원이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합동조사를 강제 조기 종료시킨 혐의로 서훈 전 국정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은 지난 2019년 11월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 어민 2명에 대해 정부 측이 이들을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으로 보고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강제 추방시킨 사건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들의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었다고 북송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통일부에서 이들이 자필로 귀순의향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통일부가 지난 11일 당시 북송 결정이 잘못된 조치였다고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2일 사건 당시의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공개된 사진에는 어민 중 1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 저항하는 어민을 정부 관계자들이 일으켜 세우는 모습 등 당시 정부 설명과 배치되는 장면들이 담겼다.

파장이 확산되자, 여야는 경쟁적으로 관련 입장을 밝히며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사건 당시 정부의 조치를 ‘반인도적‧반인륜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귀순한 탈북어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범죄행위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북한 말만 믿은 채 강제북송한 것은 중대한 인권유린이자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행위”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 사건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 관련 안보 사안들을 살피는 ‘국가 안보 문란 TF’를 구성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야당은 여권이 안보를 정쟁화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탈북 어민들의 북송이 범죄인 인도 차원이었다면서 “반인도적·반인륜적 범죄 행위로 규정한 것은 과도하다”고 했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는 당시 어민들이 스스로 월남한 것이 아니라 군에 의해 생포된 것이라면서 “정부는 귀순 동기, 도피 행적,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귀순 의사의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북송하기로 했다”고 당시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권을 향해 “더 이상 안보와 군, 정보기관 등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설령 살인범이라고 해도, 법치주의 국가에서 적법절차에 따라서 이 사건을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런 절차들을 모두 생략하고 급하게 북송한 이유가 무엇인지 따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안보 사항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선 “과거에 통일부에서 내놓지 않았던 정보나 자료들이 나오고 있는 상태인 것이 사실”이라며 “새로 드러나는 게 없이 지지부진하면 모르겠지만, 실제로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이 있지 않나”고 했다. 그러면서 “정쟁이라기보다는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는 과정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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