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엘 법무법인 이동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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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문서란 증명하고자 하는 법률적 행위가 그 문서 자체에 의하여 이루어진 문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매수하기 위하여 그 부동산의 소유자와 사이에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 그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의 체결은 매매계약서의 작성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그 매매계약서는 처분 문서에 해당한다. 마찬가지로 주택을 임차하기 위하여 임대인과 사이에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 임대차 계약의 체결은 임대차계약서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그 임대차계약서는 처분 문서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법률관계의 당사자들이 계약을 체결한 이후 상호 이행하여야 할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경우 처분 문서를 다시 들여다볼 일이 없다.

그러나 법률관계의 당사자 간에 합의가 불가능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결국 당사자 중 1인은 상대방에게 소송을 제기하게 되고 법정공방이 시작된다. 일반적인 경우, 원·피고 쌍방은 상호 체결한 계약의 내용에 관하여 서로 엇갈리는 주장을 펼치면서,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중립기관인 법원으로서는 쌍방 당사자가 제출하는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진실한 사실관계를 확정 지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법원이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증거가 바로 처분 문서다. 처분 문서에는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기입되어 있으므로, 양 당사자가 어떤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이보다 더 좋은 자료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판례는 처분 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두41532 판결 참조), 처분 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에 의하여 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를 믿기 어려운 수긍할 수 있는 이유의 설시 없이는 기재내용을 배척할 수 없다고(대법원 1990. 11. 27. 선고 88다카12759,12766 판결 참조) 판시하는 등 처분 문서에 매우 강력한 효력을 부여하고 있다. 

위와 같이 처분 문서는 강력한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계약서에 서명 또는 날인을 하기 전에 계약서에 본인에게 불리한 내용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처분 문서는 부동산 매매, 임대차 계약 체결, 고가의 상품 구매 등 중요한 법률행위를 하는 경우에 주로 작성되므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본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처분 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분 문서를 꼭 작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작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금원을 대여하면서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금원 차용 사실을 다툴 경우, 본인이 상대방에게 금원을 대여해주기로 합의한 사실, 본인이 실제로 상대방에게 합의된 금원을 건네 준 사실, 본인이 상대방에게 대여해 준 금원을 언제까지 받기로 했다는 사실 등을 어떻게든 입증해내야 하고, 입증에 실패할 경우 금원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까지 생기게 된다. 

한편 처분 문서 작성에 활용되는 본인의 인장은 함부로 제3자에게 빌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판례는 ‘문서에 날인된 작성 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 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 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즉, 본인의 인장이 계약서 등에 날인된 경우 자칫 잘못하면 그 계약서의 효력이 본인에게 미치게 될 수 있다. 본인은 그 인장의 날인이 제3자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한 것임을 입증함으로써 처분 문서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장 관리를 철저히 하여야만 한다.

< 이동훈 변호사▲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 울산 남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실행위원 ▲ 변호사시험 합격 울산 남구 청소년안전망 실행위원 ▲ 울산 노동자권익보호위원회 위원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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