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과 검찰 총공세, 민주당을 ‘이재명 블랙홀’로 빠지게 만들어

태풍 힌남노가 짧지만 결국 깊은 상처를 남기고 떠났다. 자신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예상치 못한 안타까운 희생자들이 나와 추석을 앞둔 국민의 가슴을 저미게 하고 있다. 물가가 치솟고 경제는 여전히 먹구름 속이다. 3년 만에 거리두기가 해제된 명절을 앞두고도 모처럼 가족들과 즐길 추석이 어둡긴 마찬가지이다.

대통령은 지난 폭우 때의 어설픈 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 대통령실에서 철야를 하며 태풍대비를 독려했지만 정치권은 정쟁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점점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기만 하고 있다. 집권당 국민의힘은 여전히 이준석 전 대표와의 내분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비대위를 새로 꾸려 본격적인 당체제 정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민주당의 대여투쟁의 강도는 거세질 전망이다.

정치권 한해의 가장 큰 농사인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지만, 윤 대통령 집권 첫해부터 치열한 정치공방은 불문가지인 듯하다. 이재명 당 대표 불출마론의 가장 큰 근거였던 이재명 당 대표 당선 시 민주당은 결국 이재명 사법 리스크 블랙홀에 빠져 이재명 방탄 국회’, ‘이재명 방탄 민주당이 될 거란 반대파의 주장이 현실화 한 것이다.

최근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소환에 불응을 권고하고 결국 서면답변이라는 나름 지혜를 짜냈지만 궁색한 대응이라는 지적에 정치검찰의 꼬투리 잡기식 수사라는 논리 외에는 딱히 설득력 있는 답변은 없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발의논문 표절 문제를 제기했지만, 검찰은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씨 법카 유용 의혹관련 공소시효 이틀을 앞두고 소환을 통보하는 등 주먹엔 주먹 칼엔 칼로 대응하고 나섰다.

추석 민심 밥상을 앞에 두고 여야의 기선잡기는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검찰의 칼날의 방향에 따라 민심이 향배가 따라다닐 판이다. 그 중심엔 무엇보다 이재명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 사건들이 자리 잡고 있기에 민주당이 공언한 새로운 민주당’, ‘오로지 민생이 과연 당 대표와 부인의 사법적 안위에도 상관없이 민생직진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 중 당장은 추석을 앞두고 비교적 가벼운 사안(?)들로 다투고 있지만, 추석 이후엔 대장동, 백현동 개발, 성남 FC후원 관련, 변호사비 대납 등 무거운 사건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민주당이 정치검찰의 야당탄압이라고 강렬한 저항을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이 처리될 때마다 이런 주장과 대여투쟁을 이어간다면 야당 사상 가장 지루한 당 대표 사법 투쟁의 방탄 정당이 되어야 할 처지이다.

민주당과 검찰의 악연과 원수와도 같은 역행 보들의 역사를 볼 때 검찰의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 수사에서 눈치 보기나 적당히는 없을 듯하다. 누군가 죽어야 검찰의 위상이 재 정립된다고 여당과 검찰이 확신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때부터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이 될 것이라 천명해 왔다. 그만큼 민주당의 혁신과 새로운 민주당의 재건을 다짐해온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집권 여당과 검찰의 공세로 민주당 전체가 이재명 블랙홀로 빠져드는 상황이다.

시간은 이 대표에게 더 불리해질 수도 있다. 당과 민심은 점점 더 민생과 혁신, 새로운 민주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텐데 사법적 리스크를 도외시 한 채 오롯이 당당하게 민생만 주시하고 직진할 수 있을지가 민주당과 이 대표가 짊어진 딜레마이기 때문이다. 추석 민심은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